4세가 책을 끝까지 안 보는 것은 흥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주의가 그만큼 가기 때문입니다. 한 권을 다 읽는 것보다 마음에 드는 한 장면을 여러 번 보는 쪽이 이 나이에는 더 자연스럽습니다.
창의력의 관점에서 책은 읽는 것이 아니라 뒤를 상상해 보는 재료입니다. 끝까지 읽히려 하기보다 다음에 무슨 일이 생길지 지어 보게 하면 책을 대하는 태도가 바뀝니다.
또래와 다르다는 것이 늦다는 뜻은 아닙니다. 유아기의 발달은 몇 달 차이로도 크게 달라 보이고, 지금의 순서가 학령기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다만 걱정을 혼자 오래 안고 있기보다, 무엇이 정상 범위이고 무엇이 살펴볼 신호인지 알아 두는 편이 마음이 놓입니다.
책을 안 보려는 것은 대부분 취향이 아니라 난이도의 문제입니다. 한 쪽에 모르는 낱말이 서너 개를 넘으면 읽기가 곧 실패의 경험이 되므로, 아이의 문제로 보기 전에 책을 바꿔 보아야 합니다.
4세의 창의력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힘이라기보다, 본 것을 자기 방식으로 바꿔 보는 힘입니다. 블록을 자동차라고 부르고 수건을 망토라고 우기는 순간이 곧 이미지 전환의 시작이라, 이 시기에는 결과물의 완성도를 보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