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는 들은 것을 잠시 붙들어 두는 힘이 자라는 중입니다. 두세 가지 심부름은 기억하지만 그 이상은 흘리는데, 기억력이 아니라 아직 자라는 용량의 문제입니다.
하루를 되짚는 일 자체가 인출 연습입니다. 있었던 일을 떠올려 꺼내는 과정이 매일 반복되므로, 기억을 다루는 힘이 생활 속에서 자랍니다.
집에서 잘하던 아이가 또래 사이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일이 흔합니다. 혼자일 때와 함께일 때의 모습을 따로 보아야 아이의 실제 상태가 보이고, 특히 형제가 있으면 비교가 자동으로 일어나 아이의 자기 인식을 오래 규정합니다. 관계 속에서 생기는 일을 따로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형제가 대신 기억해 주면 아이는 기억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스스로 챙길 몫을 하나는 남겨 두어야 합니다.
5세의 그림일기에는 글자가 한두 개씩 섞이기 시작합니다. 맞춤법을 고치지 않는 것이 이 시기의 원칙이고, 자기가 쓴 글자를 읽어 주는 경험이 쓰기에 대한 자신감을 만듭니다.